돈 벌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자산 증식을 위한 방법으로 "아파트 매입"에 대한 고민을 안해본 자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파트 매입을 위해서 모아놓은 시드머니의 규모가 만만치 않아서, 그리고 향후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될지 불확실성이 높은 편이라 누구도 쉽게 선택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본인 또한 인생을 함께하고 싶은 반려자와 어디에서 시작을 해야할지 고민이 많은데, 여러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서울 아파트에서의 시작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진지하게 빌라를 매입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어 이와 관련하여 포스팅해보려고 한다.
1. 약 3년간 살아본 빌라 거주 후기
▶ 거슬리는게 있긴 해도 살만은 해.
본인은 운 좋게 아파트에서 생애를 시작하여 오로지 아파트에서만 쭉 살아왔다. 이후 30세가 넘어가면서 독립을 결심하고 무작적 부동산을 뒤져보았다. 수중에 가진 돈으로 적합한 곳이 빌라 반전세라는 것임을 깨닫고 나름대로 최선의 집을 찾아 현재까지 거주 중에 있다.
만 3년을 채우고 4년차로 돌입해가고 있는데, 그간 빌라에 살면서 장점과 단점에 대한 나름대로 생각이 많이 생겼다.
임차인에게는 물건의 형태와 상관없이 중요한 것이겠지만, 특히 빌라는 임대인이 누구인지가 크게 중요하다. 전세 사기와 같은 이슈들 때문에 임대인의 신용 등은 더욱 중요해졌다. 임차인으로서 좋은 임대인을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다. 본인은 같은 빌라에서 함께 거주 중인 임대인 분이 (추측컨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시어 한창 빌라 전세사기가 창궐할 때도 걱정하지 않을 수 있었다. 집 컨디션에 대한 큰 터치가 없으시다. 사실 이 부분은 임대인이 가진 임차인의 기준이 내 조건이 맞아떨어진 것일 수도 있는데, 집을 깨끗하게 쓸 수 있는 사람인지를 첫 만남에서 보시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떤 일을 하는지, 결혼 생각이 있는지 무례하지 않는 선에서 이것 저것 물어보시면서 나름의 기준에 부합하는 지 확인하심)
거주 중인 빌라는 구조가 좀 독특한데, 복층 다락방이 있어서 옷방으로 활용 중이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계단을 접어 올려 공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좁고 긴 직사각형 모양의 테라스도 있다. 독특한 집 구조이기 때문에 혼자 거주하면서 질리지 않고 살 수 있는게 아닐까 싶다. 우리 집의 창문이 무려 8개(고작 투룸에 다락방 있는 구조인데)인 것 또한 빌라이기 때문에 가능한 집 구조였으리라 생각된다. 덕분에 햇빛을 듬뿍 받고 살고있어 건강검진에서 비타민 D가 항상 부족했던 것은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현재 탑층에 거주 중으로 증축된 일부 공간을 포함하고 있는데, 겨울과 여름철 온도가 상당히 극단적이라는 점은 단점으로 생각된다. 특히 단열이 너무 취약하여 겨울이 무서워졌다. 이번 겨울엔 에라 모르겠다 하고 보일러를 최고 온도로 설정해놓고 팡팡 틀어놨는데, 오히려 겁먹고 애매한 온도로 설정하는 것보다 화끈하게 한번 틀어놓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사갈 시점이 다 되어서야;; 탑층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 빌라 건축 시 자재를 아끼기 위해 고효율의 단열재를 쓰지않거나 정교하지 않게 설계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있다. 그리고 오래된 만큼 배수로의 노화로 부엌과 화장실에서 하수구 냄새가 잘 올라온다. 찝찝해서 샤워기 필터를 이용하고 있는데, 필터도 빨리 갈색화되지만(ㅠㅠ) 그것과는 별개로 오수 배관로에서 악취 제어가 100% 아파트처럼 되는 것 같지는 않다. 추가적으로 살다보면 어처구니 없는 설계들이 발견된다. 예를 들면 스위치의 방향이 통상적인 것과 반대이거나, 온수 냉수의 수전 위치가 반대인 것, 창문의 크기가 살짝 애매하게 뒤틀려서 방충망 크기와 안맞아 모기가 좀 들어온다는 것, 부엌에 환풍구가 없어서 별도 환풍기를 설치해야 했다는 점 등등 (다수이다).
이런 실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혹시라도 다음에 빌라 또 살게되면 체크해볼 나만의 리스트를 갖게 되었다.
2. 현재 평가되고 있는 빌라
▶ 전세 사기의 원흉, 주거의 질을 높여주는 커뮤니티의 부재, 상대적인 빈곤의 이미지
강서구 화곡동. 전세 사기로 몸살을 겪었던 지역인지라 내 머릿 속엔 저 지역의 빌라는 공포 수준으로 박혀있다. 빌라를 이용한 전세 사기는 ①빌라의 갭(매매가-전세가)이 상당히 적은 편이고(=매매 접근성이 높음), ②빌라의 전세 수요가 많(았)고, 무엇보다 ③적정가격에 대한 판단을 도와주는 공식 데이터가 부재하여 발생된 문제였다. 뭐,,,근본적 문제는 사기꾼의 사기행위 자체이겠지만. [다른 사람 눈에 피눈물 흘리게 한 사람들 진짜 지옥가서 불타 최고로 고통받으면서 벌받길..아니 살아있을 때 고통받게 해야하는데..ㅜ ] 아무튼 빌라의 거주 난이도가 가격적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아파트보다 낮은 편이라 빈곤의 이미지도 생긴 것 같은데, 진짜 빌라 거지 이런 소리 해대는 놈들은 돈 버는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몸으로 직접 체험하게 해야한다. 돈 버는거 완전 쉬운데? 라고 하는 경솔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돈 버는게 쉽고 어렵고를 떠나서 그런 혐오를 조장하는 거 자체가 잘못됐다고!!! 아무튼 이 이야기는 또 다른 주제이고. 현재 빌라는 사회적인 이슈들로 인해 거주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기본적으로 형성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3. 빌라를 어떻게 봐야할까?
1) 투자 가치로서의 빌라
▶ 재개발, 재건축의 여지가 있다면 좋으련만...
아파트 매입 시에는 당연하게도 "투자"의 관점으로 고민을 하게된다. 아파트가 부동산 자산이므로 자산에 돈을 쓰는 것이라면 당연히 투자의 관점을 도입하는 게 맞다. 그렇다면 빌라를 투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빌라는 아파트처럼 오랜 기간동안 건축하는 것이 아니다. 쉽게 허물수도, 쉽게 지을수도 있다.
빌라의 가격 = 토지가격 + 빌라건축물의 가격 이라고 할 때,
빌라건축물의 감가상각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반면 토지 자체의 가격 상승으로 빌라의 가격이 유지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따라서 토지의 가치(=주변의 호재 등)를 잘 판단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물론 건축물의 단단함 정도도 같이 보긴 해야겠지만.
투자 수익을 극대화 하려면 저평가된 시점에 매수하여 고평가된 시점에 판매를 해야하는데, 빌라의 경우, 발전 가능성이 높은 곳인지 확인을 하고 사야한다.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현재 실거주하기에 적합한 조건과는 맞아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미 발전이 다 된 곳이 실거주하기에는 쾌적하기 때문이다.
개발을 통한 투자수익 말고, 향후 전월세를 통한 수익을 감안했을 때는 지속적 수요의 발생 가능성을 고려한 위치 선정이 중요할 것 같다. 그리고 이 방향이 실거주를 동시에 고민하는 나에게는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고민 중인 빌라의 위치는 서울 관악구 남현동에 위치한 매물들인데, 사당역에 인접하여 2, 4호선 라인으로 출퇴근해야하는 직장인들이 직주근접을 위해 거주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 전월세 가격 세팅을 잘 한다면 다시 판매 시 가격을 올리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현금 유동성을 가지고 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2) 실거주용으로서의 빌라
▶ 냉정하게. 관성적 생각을 버리고 따져보자.
내가 살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꼽아보자면 ① 치안, ② 교통(직주근접 실현), ③ 거주공간의 완성도 및 안락함, ④ 편의시설(대형마트 등) 정도가 된다. 물론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학군지 등이 우선순위로 높아지겠지만.
①, ②, ④번 조건은 위치 선정으로 어느정도 해소되는 부분이고, ③번 조건 역시 주거형태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요즘 아파트는 순살이니 부실시공이니 말이 많아 완성도의 신뢰도가 상당히 떨어진 상태이므로.. 심지어, 정형화된 아파트 구조보다는 재미있는 구조에서 흥미를 느끼는 나의 성향 때문에 빌라 매물을 부동산보러갔을 때 어떤 구조일지 늘 설렜던 것 같다(후,,,,아무래도 성격 상 부동산으로 돈 벌긴 힘든 것 같다).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가 원하는 것 보다는 남들의 조건에 부합하는 물건이 투자하기 좋은 것이라고 하는데, 이런 면에서 실거주 공간을 투자와 분리해야 하는 건지 고민하게 된다. 내가 실거주하고 싶은 조건들은 보편적이진 않은 조건들같단말이지...🥲
4. 같은 돈이면 아파트 전세살면 안되나?
현재 반전세로 목돈이 보증금으로 묶여있는 상황인데, 이 돈이 고스란히 녹고있는 것 바라보면서 여간 마음이 괴로웠던게 아니다. 6-7억 정도 되는 아파트 전세로 또 돈이 들어간다면 더 가슴이 아플 것 같다. 아니 사실 어디로 가던지 목돈이 보증금으로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아깝다. 이왕이면 "내 거"로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싶다.
5. 비아파트 거주지역에 대한 정부정책은?

23년도 실시된 정부 조사에 따르면, 전/월세 등 임대로 거주하는 임차인의 절반 가량이 비아파트(빌라, 오피스텔 등)에 거주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하지만 비아파트 공급물량 급감(전세 사기에 대한 우려 등)으로 비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거 취약층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서민들의 주거 안정성도 불안해지고 있다는 기사가 있다. 이에 정부에서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았다.
현재의 시국은 불안정하지만, 국토교통부에서 제시한 이러한 정책 사안을 고려했을 때 비아파트 주택을 내집마련의 기회로 잘 활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연휴가 끝난 뒤 다음 주 직접 봐둔 매물들을 보러가려고 한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상태 확인하고, 빌라의 가치 판단을 할 수 있는 요소들을 추려봐야 할 것 같다.
'재테크 > 부동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빌라의 환금성 따져보기 (0) | 2025.02.03 |
---|---|
빌라 매입을 위한 정보 수집/부동산 앱 소개(빌라편) (0) | 2025.02.03 |